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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핵심 민담 / 바다와 육지의 유래 / 김안로의 욕심

법문북스 2021. 6. 1. 09:29

바다와 육지의 유래

옛날 아주 옛날, 이 세상에는 아직 바다도 육지도 없던 때의 이야기이다.

하늘에 사는 하느님의 귀여운 무남독녀 외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실수를 해서 옥으로 만든 귀중한 반지를 잃었다.

하느님의 딸은 많은 시녀를 시켜 옥반지를 찾도록 했으나 아무리 찾아도 찾을 길이 전혀 없었다.

하늘에서 찾지 못한 옥반지는 분명히 지상에 떨어졌을 것이로 알았다.

 

그래서 하느님은 지혜가 많고 힘이 센 대장에게 명령하여 지상에 내려가 옥반지를 찾아 오도로 했다.

하늘 나라의 대장은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때만 해도 지상은 마치 갯바닥처럼 흙가루를 물 반죽한 것 같아서

여기를 디뎌도 푹 빠지고 저기롤 디뎌 봐도 푹 빠지니 옥반지가 어디에 떨어져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늘나라 대장은 생각 끝에 흙탕물 속으로 손을 넣어 뒤져 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뒤지고 다녔다. 온 지상을 모조리 뒤진 끝에 저녁쯤 되어 끝내 옥반지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 지상의 모습은 변하고 말았다.

, 하늘나라 대장이 옥반지를 찾기 위해 진흙을 긁어 모은 곳이 산이 되고,

손으로 훑어 쓰다듬은 곳은 벌판이 되고,

물이 흘러가도록 도랑을 친 곳은 하천이 되고, 깊이 파헤친 곳은 바다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 세상에 산과 강과 바다가 비로소 생겼다고 한다.

 

김안로의 욕심

김안로는 오랫동안 정승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간사하고 욕심이 많아서 뇌물의 적고 많음에 따라 반드시 얼굴빛이 달랐다.

황침이라는 사람이 충청병사가 되어 참깨 20말을 안로에게 보냈다.

 

그 후 과만(瓜滿)이 되어 돌아와 첫새벽에 안로의 집에 가서 명함을 들여보냈으나 안로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황침은 오랫동안 문 밖에서 서서 피로하였으나 나아갈 수도 물러날 수도 없었다.

해가 높이 오르자 임천손이 또한 충청수사로서 벼슬이 갈려 왔다.

명함을 들여보내니, 안로는 곧 청사에 나와서 맞이했다. 황침도 따라서 들어갔다.

안로가 임천손에게는 정답게 웃고 말하며 덕으로 여기는 기색이 있었으나,

황침에게는 쌀쌀하게 한 마디 위로하는 말조차 없었다.

 

황침은 임천손을 만나 서로 말하다가,

전에 정승이 그대를 은근히 대하였는데, 어떻게 하신 것이오?” 라고 물었다.

천손이 처음에는 말을 숨겼으나 황침이 거듭 대답을 들으려 하니 마침내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수영에 있을 때 정승이 혼수감을 요구하기에,

큰 나무를 베어서 큰 배를 만들고 모든 소용되는 일체의 물건을 가득 실어서 배째로 보냈는데,

반드시 이 때문에 기뻐한 것이오. 그 밖에는 딴 것이 없소.”

 

황침은 손뼉을 치고 땅에 넘어지면서 중얼거렸다.

나의 참깨 스무 말은 큰 바다에 던진 것이었구나.”

너무 사소한 물건이어서 그 욕심에 차지 않았을 것이므로 자취도 찾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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