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으로 시작된 만남의 이야기, 우연(偶然)의 양편(兩便) 그날 이연하 씨는 변리사 법인사무실에 변리사로 첫 출근을 하였다. 30대 후반이 후다닥 다가왔지만 어쨌든 새로운 인생의 출발이라 그랬던지 전날 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낮 동안 졸음도 오지 않아 혹시 오늘밤도 설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어 엄마가 살아계실 동안 대학병원의 처방전을 들고 약을 사러 다녔던 약국에서 수면제를 사려고 버스를 타고 종로 5가에 내렸다. 그 약국은 사촌 언니가 약사로 근무하는 곳이다. 약을 사고 그녀는 한강 쪽 마포구에 소재한 한 호텔에서 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이연하 씨는 대학 졸업 후 은행에 취업하였고 서른다섯에 그렇게도 고대하던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였다. 내친김에 미국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