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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상으로의 여행

법문북스 2023. 10. 31. 09:59

구리 냄새가 난다.

 후한은 영제까지 내려오는 동안 점점 기울어져 나라 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태평도라는 사교는 신자가 수만 명으로 불어나 그 세력이 만만치 않게 된데다가, 조정에는 내시들이 권세를 잡고 앉아서 자기네들의 배만 채우고 있었다.
 국고에는 돈이 떨어져서 벼슬 자리를 돈 있는 사람에게 팔지 않으면 안 될 정도가 되었다. 2천 석짜리 지방장관이면 2천만큼, 5백석짜리 벼슬이면 5백금, 이렇게 값이 정해졌다.
 어떤 사람이 5백만금을 주고 사도라는 감투를 샀는데, 아무래도 세상 이목이 꺼려져 그 아들에세 '세상 소문이 어떻드냐?'고 물어 보았다.
 "별로 나쁜 소문은 없습니다만, 사도 자리에서 구리 냄새가 난다고 하더군요. 구리 냄새가 싫은 것 같아요."
 그 아들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구리 냄새는 그 당시의 돈이 구리로 만든 동전이었기 때문에 돈 냄새라는 뜻이다.

 

나무는 고요하려 해도 바람이 멎지 않네

공자가 이 나라 저 나라를 유랑하고 있을 때였다. 한 곳에서 몹시 슬피 우는 한 남자를 보고 그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 남자가 하는 말이,
 "저는 세 가지 큰 허물을 저질렀습니다. 저는 젊어서 글 배우기를 좋아하여 스승을 찾아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고향에 돌아와보니 이미 양친은 돌아가시고 안 계셨습니다. 이것이 첫째의 죄를 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일자리를 얻어 주인을 위해 정성껏 일을 보려 했으나, 주인이 하도 교만해서 저는 거기를 뛰쳐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두번째 실패입니다. 그 다음에 저에게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 못할 사정이 있어 그 친구와 절교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세번째의 허물이올시다. '나무는 고요하려 해도 바람이 그치지 않고, 부모는 뫼시려 해도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으니' 세월은 가고 못 오는 것. 가신 어버이를 다시 뵈올 길이 없습니다. 이제 더 살 생각이 없습니다."
하면서 그 남자는 물 속에 몸을 던져 버렸다. 공자는 마음에 깊이 느끼는 바 있어 제자들에게 일렀다.
 "이 일을 적어 두어라. 계명으로 삼을 만하니라."
 이 말을 들은 제자 중에 열 세 명이 그 당장에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먹이는 많이 주는데, 말은 말랐다.

 먹이를 많이 주도록 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는 먹이를 주지 않아서 말이 말랐다는 것이다. 승급이나 승집도 빈 약속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송나라 태조는 장사광에게 사마장사의 벼슬을 주겠다고 약속한 일이 있었다. 장사광은 오늘 사령이 내릴까, 내일 내릴까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사령이 나지를 않는다. 장사광은 기다리다 기다리다 못해 한 꾀를 냈다.
 그는 어디서 비쩍 마른 말 한 필을 구해 타고 태조가 볼 수 있는 곳을 지나갔따. 태조는 장사광이 탄 말을 보고 물었다.
 "이 말이 몹시 말랐으니 대체 하루에 얼마나 먹이를 주는가?
 "하루 한 섬입니다."
 "하루 한 섬이면 적지도 않은데 너무 말랐는 걸."
 "저는 하루 한 섬씩 주라고 일러 놓았습니다마는 실제는 그렇게 주지 않은 모양입니다."
 태조는 그때서야 장사광의 말 뜻을 알아 들었다. 그래서 곧 장사광에게 정식으로 사마장사에 임명한다는 사령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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